좀 선동적인 제목 같지만, 발표자료 준비하고 논문계획서 제출하는 기간동안 이런 선동적인 글을 꼭 쓰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_-
사실 이 부분은 모처의 대화방에서 언급을 했던 부분인데, 좀 디테일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전기 공급 장기 계획의 표류
장기 전력 공급 계획의 핵심이라면 단연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보통 가동 주기는 연료의 특성에 따라 결정되는데,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가동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2~3일, 실제로는 한달 이상이 걸리고, 그 다음으로 석탄(약 일주일), 석유(하루안에), 가스(한시간안), 수력 순으로 가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양수발전소의 경우 약 5초 정도면 재가동이 가능하니까요.
현재 한국에서 전력 공급량의 절대 다수는 원자력이 차지하고 있고, 이 원자력 발전소의 신설/가동정지 계획을 보면 전력계획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원전반대론자들이 뭐라 하건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할수는 없는거죠. 빼도 박도 못하는 현실인지라. -_-;;
원자로명 / 가동연도 / 설비용량 / 수명만료년
고리1호 / 1978 / 580MW / 2007
고리2호 / 1983 / 650MW / 2012
고리3호 / 1985 / 950MW / 2014
고리4호 / 1986 / 950MW / 2015
월성1호 / 1983 / 679MW / 2012
월성2호 / 1997 / 700MW / 2026
월성3호 / 1998 / 700MW / 2027
월성4호 / 1999 / 700MW / 2028
영광1호 / 1986 / 950MW / 2015
영광2호 / 1987 / 950MW / 2016
영광3호 / 1995 / 1000MW / 2024
영광4호 / 1996 / 1000MW / 2025
영광5호 / 2002 / 1000MW / 2031
영광6호 / 2002 / 1000MW / 2031
울진1호 / 1988 / 950MW / 2017
울진2호 / 1989 / 950MW / 2018
울진3호 / 1998 / 1000MW / 2027
울진4호 / 1999 / 1000MW / 2028
울진5호 / 2004 / 1000MW / 2033
울진6호 / 2005 / 1000MW / 2034
신고리1호 / 2011 / 1000MW / 2040
신고리2호 / 2012예정 / 1000MW / 2041 (현재 연료 장전상태)
신고리3호 / 2013예정 / 1400MW / 2042 (공사중)
신고리4호 / 2014예정 / 1400MW / 2043 (공사중)
신월성1호 / 2012예정 / 1000MW / 2041 (현재 연료장전)
신월성2호 / 2013예정 / 1000MW / 2042 (공사중)
신울진1호 / 2017예정 / 1400MW / 2046 (공사중)
신울진2호 / 2018예정 / 1400MW / 2047 (공사중)
이렇게 원자로 수명을 다 적는 이유는, 보시다시피 근시일안에 이들 원자로의 수명이 다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리 1호기의 경우 2007년에 수명이 만료되었으나, 현재 수명연장으로 운영중이고 이 이후에 생긴 문제와 여러 요소들때문에 현재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시점에서는 수명연장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원래 고리 1호기는 2007년 폐로하고, 이후 임무는 신고리1호기가 인계받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신고리 1, 2호기가 기존 고리 1, 2호기의 공급량을 받으면서, 추가적으로 전력공급을 더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었죠. 하지만 신고리 원전 개발은 2000년이 되어야 확정되었고, 행정문제는 최종적으로 2005년이 지나서야 해결. 착공은 2005년이 되어서야 시작됩니다. 그리고 2011년이 되어서야 비로서 신고리 1호기가 가동에 들어갔죠. 이미 전력수급계획에 차질이 생긴겁니다.
물론, 영광 5/6호, 울진 5/6호등 신고리원전 계획 이전에 완성된 원전이 고리 1호기만큼의 추가생산을 해주면 문제는 없겠습니다만, 전력수요량이 비대하게 늘어난 탓에 고리 1호기의 공백을 메꾸는데는 엄청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실제로 고리원전 1호기의 출력은 원전중에서는 가장 작지만, 왠만한 화력발전소 1곳과 맞먹거나 그 이상이니까요.
결국 당시 시점에서 이 공백을 메꾸려면 원자로 수명을 연장하는 수밖에 없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PWR의 수명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진짜 이거 말고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다. 당장 화력발전소로 대체한다 해도, 동일 출력의 발전소 건립에 걸리는 시간은 원전 신규건설과 별 차이가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전기소요량은 계속 증가합니다. -_-;;
거기다가 고리 1호의 재생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면 다행입니다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당장 2015년까지 폐로해야할 원자로의 전기출력은 총 3300MW. 이에 대비해서 신월성/신고리/신울진 원전이 2015년까지 총 4800MW의 전력공급을 담당하게 되어있는데 문제는 저래도 전력 공급량 증가를 못따라간다는 겁니다.
특히 2020년까지의 장기계획으로 가면 더 암울해집니다. 영광의 경우 아예 대체 원자로 사업이 붕 떠있는 상황에 가깝고, 원래 전력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건설을 하기로 되어 있던 신고리 5/6호기가 영광 1/2호기를 대체하게 생겼습니다. 당연히 추가적인 원전 설립이 필요하지만 여의치가 않은게 사실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원전 건설이라면, 정기적인 간격으로 원전 건설이 이루어지고 이들이 교체되는 수순이 되어야하지만 한국은 원전건설의 부흥기 이후 바로 침체기가 왔고, 전력부족을 이유로 이들 원전이 또 건설되다가 수명이 되서 부랴부랴 건설되는 패턴을 이뤘던지라 이런 이상적인 패턴을 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럼 대안은 있는가?
대안은 크게 두개입니다. 추가적인 발전소를 더 짓던가, 전력 소비량을 줄이던가. 하지만 원전으로 커버 안될 발전량이면 추가적인 여타 다른 발전소로 커버한다는건 현실성에 맞지 않습니다. 가장 큰 화력발전소라 해도 신고리1 한기의 출력을 넘기 힘드니까요.
결국 블랙아웃을 피하려면 전력소비량을 줄여야하는데, 이게 또 마음대로 안되는 부분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산업용입니다. 저기에 업무용까지 더하면 아주 금상첨화인데, 2010년 업무용 전력 증가량+산업용 전력 증가량을 합치면 주거용 전력 전체 소비량의 59%를 차지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물론 2010년에 뭔 일이 영향을 끼쳤는지, 전반적으로 전력소비가 늘어났던 해입니다만 저런 급격한 전력소비량 증가는 정책수립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기에 충분합니다. 솔직히 저 시기에 블랙아웃 안터진게 용하다고 봅니다.
통계청이나 전력거래소의 통계자료를 보면 잘 나와 있지만, 산업분야중 특정분야 - 요업분야와 금속분야 - 는 사실 전기 소비가 그렇게 클 이유가 없음에도 엄청난 전력 소모량을 자랑합니다. 특히 금속분야는 주요 제철업계의 전기로 가동 타이밍에 맞춰서 전력이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요업분야의 경우 이해가 좀 힘드실텐데, 도기와 세라믹등을 가공하는 업종입니다. 금속제련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코크스등의 제련방식이 필수고(고철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로로는 세라믹 가공에 필요한 열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무지막지한 전력소비가 인정될 이유가 없는것이죠.
결국 이는 산업정책의 문제고, 기업의 마인드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첫번째요, 기업들의 체질개선이 이루어져야하는데 현재까지 이러한 노력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플랜트 하나 하나가 전기먹는 괴물이니...(먼산) 이런저런 문제를 보자면 전력 소비율 증가를 막아야하는데, 과연 어떤 방법을 고르느냐 자체가 현재로써는 영 마땅하지 않다는 결론밖에 안나옵니다. 그렇다고 산업을 맞출수 있는 만큼의 발전소 증설이 용이한 것도 아니구요.
남은것은 정책적 조율뿐입니다. 문제는 입법부와 관료의 의견 일치와, 그 의견의 실행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만 쉬운길은 아니네요.
p.s 더불어서 국내 원전의 입지에 대해서 고려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원전을 포기할수는 없지만, 자연적 입지의 문제가 간과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Posted by 단순한생각